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노변정담' 을 본따왔다는 '이명박 쇼' 가 오늘 방송되었다. 평소 라디오나 TV 등의 매스미디어를 접하지 않는지라 인터넷으로 전문(全文)을 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2MB는 루즈벨트가 아니라 히틀러에 가까웠다. 2MB 를 까는 데에 혈안이 되어서 살인마 히틀러에 빗대냐는 소리가 들려올 법도 하지만 사실 히틀러의 경제정책은 독일 사민당(SPD) 소속의 경제학자가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에 제안한 내용이였다. 아마 히틀러가 2차 대전만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독일의 루즈벨트로 기억되었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으니 그리 발끈하지는 말자. 루즈벨트와 히틀러 모두 양국의 경제를 살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의 경제' 를 살렸냐는 것이다.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전쟁포로들과 유대인을 동원한 나치스와 기업의 이익을 위해 비정규직을 확대해서 젊은이들을 더욱 경쟁의 늪으로 내몰아야 한다는 2MB 정권, '수정의 밤' 과 '장검의 밤' 의 물리적 테러로 반대파를 숙청한 히틀러와 물대포와 강압수사로 촛불시민을 청소하는 2MB 정권은 행동양식에서 닮은 구석이 많다.
즉, 편협하고 무식하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적과 아군을 가르고 낙인을 찍고 국가폭력을 동원하는 것이 영락없이 히틀러와 닮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역사는 과거와 명랑하게 결별하기 위해 한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점이다. 히틀러와 2MB, 괴벨스와 최시중, 레니 리펜슈탈과 유인촌은 급수차이가 좀 많이 난다.
다시 '이명박 쇼' 이야기로 돌아가자. IT 시대에 라디오를 통해서 연설을 하겠다는 것부터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거니와(이것도 단순히 인터넷으로 뜬 참여정부에 대한 반발일까? 아니면 국정연설과 '친한친구' 를 헷갈렸거나), 연설의 내용 역시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보다 나을게 하등 없다. 아마 2MB 의 말라 비틀어진 감수성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2MB 아버지의 걱정에서 우리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회사의 존립이 아니라 사회안전망의 확충이다. 당시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이 있었다면 아버지의 회사가 망했더라도 소년 이명박과 이상득이 오늘날과 같은 비극의 인격체로 성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5% 경제성장을 외치다가(난 아직도 작년 대선때 한나라당 공약자료집의 첫면을 기억한다. 노무현 정부를 자그마치 '성장률이 낮다' 고 비난했었다) 해외의 0%대 성장률을 들먹이며 국민들에게 희생을 주문하는 뻔뻔함은 이제 애교로 보인다.
2MB가 하루이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일 생각은 하지 않은채 아까운 전파까지 낭비해가며 일장훈시만을 늘어놓는 모습은 매우 괘씸하다. 거시경제 지표만 살려주면 모두가 아무말 없이 조용해질 줄 아는 모양인데, 노무현 정권의 거시경제 지표는 현재보다 훨씬 나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 시민들은 변화의 기회가 왔기 때문에 경제라는 이슈에 집중적으로 반응했을 뿐이지-전문용어로는 '선결과제' 라고 하던가- 일상에서의 시민들은 밥만 먹여주면 충성을 바치는 파블로프의 개가 아니다. 성실한 시민들을 떡고물만 던져주면 꼬리를 흔드는 자신의 측근들과 같이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리고 지난 대선 당시 2MB은 적극적 지지가 아닌, 반사이익에 의해 당선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2MB 는 체감 경제를 살려달라고 에이전트로 뽑아놓은 것이지 우리의 미래를 맡길 대장놀이를 하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다.
청와대는 오늘의 쇼에 대해 '아날로그의 화법으로 IT 시대의 감성을 어루만졌다' 는 평을 했단다. 차라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 를 보고 히틀러를 숭배하게 되었다고 하는게 더 그럴싸해 보인다. '위대하신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현지시찰을 나서자 모두 수령님의 배려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라는 북조선제 프로파간다와 다를게 뭔가? 하여간 윗동네나 이동네나 합리적 이성이란 게 결여된 인간들이라 그런지 감성을 어지간히 좋아한다. 미적 감수성이 심각할 정도로 빈곤해서 문제지만. 형식과 내용이 모두 결여된 감성은 그냥 본능이다. 2MB 정부에는 마사지걸을 고르는 법과 성매매 업소의 운영에 해박하신, 본능에 충실한 분들이 많아서 그러려니 해야 하나?
안그래도 경제위기 때문에 가뜩이나 삶들이 팍팍한데 논리도 없고 재미는 더더욱 없는 연설을 할 작정이라면 차라리 2MB 본인이 몬도가네 쇼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덜떨어진 극우 떨거지들이 좋아하는 레이건도 영화배우였는데(참고로, 아직도 신자유주의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 멍청한 뉴라이트들의 '수괴' 인 네오콘의 대표적 이데올로그 프랜시스 후쿠야마도 얼마전 레이거노믹스의 부적절성을 시인하였다) 2MB도 쇼를 하려면 제대로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 최소한 나는 2MB를 좀 더 좋게 봐줄 의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