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의 전야, 먹을 것이 없어 아우성치는 파리 시민의 앞에 나선 마리 앙투아네트는 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미련하긴, 빵이 없으면 봉봉(과자의 일종)을 먹으면 되지" 아마 리만 브라더스로 통칭되는 2MB 와 강만수 일당도 같은 케이스로 기록될 것 같다. "외환위기라니?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달러를 모으면 되지"
"장롱 속 달러 내놓는 게 애국심 발휘하는 길"
김영선·박희태 등 '달러 모으기 운동' 공식화
한나라당이 '달러 모으기 운동'을 공식화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을 완화하고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적인 '외화통장 만들기 운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이 말을 꺼낸 바 있는 김 의원은 '자발적 국민 캠페인'이 돼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해 지속적, 안정적으로 외환을 조달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번 캠페인이 은행의 유동성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에 대해서도 △캠페인 기간 금리와 환율 우대 △외화 현금 취급 수수료 감면 등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정부에도 세제 지원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희태 대표도 이날 오전 <연합뉴스>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달러 사재기를 안하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금고와 장롱에 있는 달러를 내놓는 게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국민적 애국심을 발휘하는 길"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은행에 달러 예금을 많이 해 은행의 달러 보유고가 올라가면 대외 신용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을 한 것이 IMF 체제 극복의 심리적인 원동력이 됐었다"며 "달러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운동을 하기보다는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호소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영선 의원은 "이번의 '외화통장 만들기 운동'과 97년 외환위기 당시의 금 모으기 운동의 다른 점은 그때는 이미 최악의 위기가 닥친 이후 국민들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개한 운동이지만 지금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올해 8월까지 해외 여행객수는 887만명이며, 이들이 귀국할 때 각자 50달러 정도를 갖고 온다고 가정하면 캠페인을 통해 모을 수 있는 외화는 약 4.4억 달러로 추산된다"며 "10년 전 '금 모으기 운동' 당시 수집된 금을 팔아 번 외화는 약 20억 달러에 달했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발적 캠페인'임을 전제했지만 여권 고위관계자들이 팔을 걷고 나섬에 따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수두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대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김 위원장의 말이 떨어진 다음 날인 지난 8일부터 외화 예치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외화 모으기'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기업은행 측은 "자체적으로 결정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료에 기업은행의 외화모으기 캠페인 내용을 소상히 소개하기도 했다.
윤태곤/기자
한나라당 일당의 머릿속에서는 해외여행은 누구나 갈 수 있는 소풍인 모양이다. 그런데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이 저런 식의 캠페인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에는 얼마나 애처롭게 비칠지는 생각을 못해본것 같다. 서구 투자자들의 눈에는 국가주의적 동원으로 보일게 뻔한 캠페인을 한다는 것은 "우리는 이런 전체주의적 수단을 써야 할 정도로 외화 보유고가 부족해요" 라는 것을 광고하는 것 아닌가.
현재 한국의 경제위기는 절대적인 외환보유고의 문제가 아닌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다. IMF 의 주범인 강만수 장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과 2MB 정부의 역량에 대한 의문이 경제위기의 핵심이다.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 사회학과의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tter) 교수가 지적하였듯이 신뢰의 문제는 외환보유고와 같은 수치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구조 및 관계의 문제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저하의 주범인 강만수 장관은 놓아둔 채(내년 내각개편때 강만수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이렇다면 2MB는 정말 악질인 셈이다. 당장 서민의 고통은 무시한채 자신의 탈출구만 확보해놓는 꼴이 아닌가) 저런 웃기지도 않는 텔레토비 동산식 해법을 제시하면서 내년 2월 자본통합법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세계의 금융허브로 발돋움할 꿈을 꾸고 있다니 꿈은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한때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할 꿈에 부풀었던 한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도미노에서 그나마 비켜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에 금융인재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금융천재들이 한국에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을 포함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판매하였다면 지금 사태는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만나는 천지창조를 넘어 땅과 하늘이 뒤바뀌는 노아의 홍수쯤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부동산 광기가 기승을 부리는 한국에서 주택이 중심이 되는 파생상품이 런칭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MB 정부는 통계까지 조작해가며(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바에 의하면, 종부세 대상자 중 34.75%에 달하는 사람이 연소득 4000만원 이하라는 강만수 장관과 통계를 제공하였다는 국세청 둘 중 한 곳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있다)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여 부동산 경기를 끝없이 이어가려고 하며 자본통합법 역시 열거형이 아닌, 일단 금융상품을 포괄적으로 런칭한 후 부적절해 보이는 것을 정부가 솎아내는 포괄형을 채택하여-참고로 월가의 파생상품들은 설계자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구조와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한다- 파생상품의 런칭을 쉽게 만들어주려고 한다. 우리의 리만 브라더스는 알아야 한다. 때로는 모르는게 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 연기금까지 투입하여 주가를 방어한다고 하는데, 이쯤되면 입에서 할렐루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낳은 금융 자본주의는 1970년대 미국의 연기금 투입으로부터 기원한다. 노동자 계급의 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책이 역설적으로 연금의 안전성을 위한 단기이익 추구를 일반화 하면서 계급지배를 강화하게 된 것은 금융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연기금을 운영하는 금융자본의 단기이익 추구에 휘둘리는 산업자본들은 생산시설에 투자를 하여 신기술을 개발하는 혁신보다는 리스크가 없는 비정규직화를 더욱 가속화하여 인건비의 절감을 추구한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연장하여야 하며 그것이 '나쁜 일자리' 가 아니라는, 젊은이들을 정말 88만원 세대로 만들 야망에 불타고 있는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인식수준을 보면 연기금의 투입과 2MB 정부의 노동정책이 결합되어 만들어낼 미래는 그나마 제 3섹터(시민사회)가 최소한의 복지를 담당하는 미국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미국의 하원은 국가가 금융시장을 엄격한 법적 기준에 의해 통제하는 스웨덴 식 모델을 검토하고 있건만 한국의 정부는 아직도 레이건 시대 꿈나라 속을 헤매고 있다. 투자은행(Investment Bank)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투명성과 정부의 준법의지가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2MB 정부는 어느것과도 거리가 멀어보인다. 도덕성과 신뢰가 결여된 금융산업의 종말은 현재 미국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금융 자본주의의 귀결이 계급지배의 강화라고는 하지만 2MB 정부 하에서는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것 같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하겠다는 정부는 대기업에게 달러를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건 이념적 시장주의자도 아니고 단순히 소규모 강부자 집단의 특수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다. 현재의 최첨단 금융 자본주의를 가능하게 해준 기술적 장치는 자산을 대차대조표에서 분리하여 유동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자산의 증권화(asset securitization)이다. 자본통합법으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힐 2MB 정부는 한국의 부동산, 운하 등 모든 것을 증권화 하여 자신의 부하들과 강부자들이 독점하도록 만들어 줄 것 같다. 이미 사회기반시설(Infra structure)에 대한 투자를 주업으로 하는 투기자본 맥쿼리 증권의 인천공항 인수 가능성 등 조짐은 충분히 보이고 있다.
일찍이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 에서 국가에 대해 부르주아들의 일상사를 처리하기 위한 위원회라고 하였지만 2MB 정부는 강부자들의 이자수익을 보존하기 위한 헤지펀드에 다름 아니다. 마르크스의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의 한 구절이다.
"....보나파르트는 모든 계급에게 가부장적인 은인으로 비추어지기를 원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떤 계급을 착취하지 않고는 다른 어느 계급에게도 시혜를 베풀 수 없다. 프롱드 난 당시 기즈 공작이 자신의 소유지 전부를 자기 부하들에게 충성의 대가로 나누어 주어 자기에게 채무를 지게 함으로써 프랑스에서 가장 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듯이 보나파르트도 프랑스의 모든 재산, 모든 노동을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채무로 변화시킴으로써 프랑스에서 가장 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프랑스에게 프랑스를 선물할 수 있기 위하여, 아니 프랑스 돈으로 다시 프랑스를 사들이기 위하여 프랑스 전체를 훔치고 싶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12월 10일회의 두목으로서 자신의 소유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모든 국가 기관, 원로원, 국가회의, 입법부, 레죵 도뇌르 훈장, 병사들의 상패, 세탁장, 국영공장, 철도, 병사가 없는 국민 방위권 참모부, 오를레앙가의 몰수 재산 등 이 모든 것이 매매의 대상으로 된다. 또 군대와 정부 기관의 모든 지위는 매매 수단이 된다. 그러나 프랑스를 프랑스에게 주기 위하여 취해진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매매가 행해지는 사이에 12월 10일회의 두목과 부하들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