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오세철 교수를 잡아가더니 어제는 간첩을 잡았다고 난리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0년 만에 간첩이 잡혔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자축을 하는 분위기이다. 미안하지만 '좌파정부' 동안 간첩을 안잡은게 아니다. 기초적인 자료는 찾아보고 자축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번 정권 마칠때까지 '좌파정부' 들 보다 간첩을 많이 잡나 지켜보겠다.
확실히 이 정권은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세철 교수의 구속과 여간첩 사건은 분명히 연속선상에 있는 사건인데(우연의 일치라기엔 발표 시점이 참 절묘하다), 아직도 간첩 타령을 하면 국민들이 색깔론에 놀아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무릇 간첩사건은 조용조용 처리하는 것이 상책이다. 간첩사건을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는 것이 '안보관을 고취' 시키는 것 외에 다른 효과가 있는지는 나로서는 모르겠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는 군의 명예 및 신뢰도와 직결된 문제인데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도록 방치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만약 간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다가 이제야 급하게 잡아들이고 국민들의 안보관이 진심으로 걱정되어 발표를 한 것이라면 움베르토 에코의 말마따나 김정일도 암살하지 못하고 간첩도 제대로 못잡는 한심한 정보기관에게 세금을 낭비하기가 아까울 지경이지만 이미 국정원은 그동안 조용히, 그리고 착실하게 간첩들을 잡아왔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갑자기 간첩을 잡았다고, 마치 지난 10년간 최초로 간첩을 잡은마냥 떠벌리는 것은(물론 기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삿감이 될 만한 소재이다. 한국판 마타하리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도대체 왜 그 많고 많은 주사파들은 놔두고 급진 PD인 오세철 교수를 잡아 가두었냐는 점이다. 아마 주사파는 쓸어도 별로 소득이 될게 없기 때문일까? 급진 PD에 용공색깔을 칠하는 데에 성공만 한다면 큰 수확이긴 하다. 노동운동을 확실히 쓸어버릴 빌미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오늘 2MB는 노사문제에 대해 '법대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학계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오세철 교수의 집안이 그렇게 짱짱하다고 한다. 사실 오세철 교수 본인의 경력만 보더라도 2MB 정부의 왠만한 장관들보다 훨씬 화려하다. 그만큼 2MB 로서는 오세철 교수를 잡아넣는 것은 위험부담이 매우 큰 행위인데 이러한 짓을 감행했다는 것은 리스크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멍청하거나 리스크를 능가할 정도의 수확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소리이다.
만약 2MB가 생각하는 것이 후자라면, 그리고 이번 간첩 사건과 연계가 되어 있다면 정말 무서운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p.s. 그나저나 오늘 오랜만에 학교에 가봤는데 연세대 총학 이것들은 독도 문제 관련 대자보(총학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규탄시위 한 것만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를 아직도 붙여놓고 있다. 하긴 이 뇌용량 2MB 짜리들에게 오세철 교수 구속 규탄성명을 기대한 내가 바보다. 과연 여기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지 지켜보겠다.
내가 본 세상/사회2008/08/28 17:22